뮤지컬 "루쓰"의 음악감독이자 작곡가 한만성,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다.

2023-12-05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까사입니다. 현재 대중가요 및 뮤지컬 음악의 프로듀싱을 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믹싱, 마스터링, 디렉팅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뮤지컬에서 음악감독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뮤지컬은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여러 요소들(배우, 무대, 조명 등)을 컨트롤하여 의도된 연출을 통한 실연(실제 연기, 연주)을 하는 작업입니다. 모든 스탭의 업무는 작품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이 잘 감상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 중에서 해당 작품의 음악 파트의 전반적인 디렉팅을 하는 것이 음악부의 업무이며 그 음악부를 총괄하는 것이 음악감독의 업무입니다. 우리가 뮤지컬을 생각할 때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요?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려면, 약속된 춤과 노래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뮤지컬 음악부에서 하는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보컬 코칭(발성, 솔로, 합창, 감정 등의 전반적 코칭) 즉, 노래를 익히고 작품에 어울리는 감성을 넣어 부르게끔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음악 반주가 실연(실제 연기, 연주하는 일)이라면 반주를 하는 연주자들을 또 연습 시켜야겠지요? 1명부터 4~50명까지 연주자의 수는 작품의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작품이 올라가게 되면 배우들과 연주자들은 음악감독의 지휘를 받으며 연기와 연주를 해나갑니다. 이 지휘 역시 음악부의 일이죠. 또, 대본을 보며 대사를 익히듯 모든 배우와 스탭은 약속된 악보를 보고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 악보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도 음악부의 일입니다.

  정리하자면 음악부에서 하는 일은 1.보컬 코칭 2.연주자 코칭 3.지휘 4.악보 사보관리 5.무대 실연을 위한 각종 지원 및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서 위의 열거한 업무들을 음악감독 혼자 다 하는 경우도 있고, 2~10명 이상의 음악 스탭 인원이 각각의 분야를 맡고 음악감독은 이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 뮤지컬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뮤지컬 작업은 크게 라이센스(재연)와 창작(초연)으로 나뉩니다. 라이센스는 이미 만들어진 작품들을 재연(재개봉)하는것이고요. 재연을 한다는 것은 이미 흥행이 어느 정도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유명한 작품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캣츠' 등등이 바로 라이센스 뮤지컬입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작품의 라이센스(작품을 상영할 수 있는 권리)를 구매하여 그 작품의 매 뉴얼(대본, 악보, 안무, 연출 등)대로 무대에서 재연하는 것을 말합니다.

  창작(초연) 뮤지컬은 새로운 작품을 처음부터 만들어 무대에서 초연(처음 무대에 올리는 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본, 음악, 연출 등 모든 것을 새로 창작하는 것이죠. 작가와 작곡가는 대본과 그에 맞는 음악을 만든 후 이것을 현실화 시켜줄 제작자를 찾아 계약을 맺고(반대로 제작자가 소재나 구상 등을 한 뒤, 이것을 현실화 시켜줄 작가와 작곡가를 고용하거나)제작자는 작품에 맞는 연출자 및 스탭, 배우들을 섭외합니다.

  뮤지컬 창작 과정에서 보통은 작곡가와 음악감독이 구분되어 있고, 각각 다른 사람이 맡아 일을 진행합니다. 작곡가는 창작에, 음악감독은 그것을 무대 위에 실현하는 각종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흔히들 각종 매체(영화, 드라마, 뮤지컬등)의 음악 감독을 떠올리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해당 작품 음악의 실현을 위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사람을 음악감독이라 칭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음악 감독이 곡까지 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 뮤지컬 루쓰 제작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 건가요?

  뮤지컬 '루쓰'는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기반으로 한 비블리컬 뮤지컬입니다. 미국의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 라는 비블리컬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작품을 관람했었는데, 그 규모와 관객들의 수요를 보고 매우 부러웠습니다. 한국에도 제대로 된 비블리컬 뮤지컬이 나와야 한다는 뜻을 창작진들과 나누고, 그것을 실현화 시키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았습니다. 

  10년을 함께한 힘컨텐츠(루쓰 제작사)와 윤현진 대표님이 있어서 별 걱정 없이 시작한 거 같아요. 한국에서 1등을 하면 아시아에서 1등할 수 있다는 맘이 들더라구요.(웃음) 뮤지컬 '루쓰'를 시작으로 몇 개의 비블리컬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뮤지컬 배우들과 소통할 때에 중요시 여기는 점은 어떤 것일까요?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든 매체가 마찬가지 지만, 특히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배우들을 위해 모든 스탭들이 존재합니다. 모든 스탭은 배우들이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보일 것인가, 더 잘 연기하게 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들을 가장 멋있고 잘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스탭들과 돈을 내고 자신들을 보러 오는 관객들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길고 복잡한 일정들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대중가요와 뮤지컬 음악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중가요의 경우 한 곡 한 곡이 독립된 단편이다 보니, 많은 서사보다는 순간의 느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멜로디에 집중하고, 감상자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좀 더 쉽게 들을 수 있겠지요. 뮤지컬 음악은 내러티브를 전달하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소재에 자유로움, 한 곡 안에 여러 가지 구성과 장르가 공존할 수 있는 버라이어티 한 부분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작곡가로써 첫 데뷔곡이 세상에 나왔을 때 소감이 어떠셨어요?

  의외로 덤덤했습니다. 모든 D-day라는 것이 전날까지가 제일 즐거운 거 같더라고요. 원래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기도 해서 무언가에 크게 기뻐하지는 않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습관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 까사(Casa)라는 닉네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Casa는 스페인어로 '집'이라는 뜻입니다. 집처럼 편안하고 많은 다양성이 포용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한 거의 작업실(집)에서 안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고요.(웃음) 프로듀싱이라는 것은 매우 꼼꼼한 업무이다 보니 성격도 예민합니다. 그래서 '까칠한 사람'으로부터 유래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 감독님의 성장 과정과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6살 때 누나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에 놀러 갔다가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학생 때쯤 처음으로 전자악기와 컴퓨터 음악을 시작했고요. 인터넷과 유튜브도 없던 시절이었고, 작곡을 배운 적도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의 음악들과 비슷하게 만들어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부터 창작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성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맘도 컸고요.



♪ 음악감독(작곡가)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어느 순간부터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현재도 진행 중인 힘든 순간입니다. '나는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것인가?'라는 것은 여전히 저를 괴롭히기도 하고, 다잡아 주기도 하는 명제입니다. 보람된 순간은 백지 앞에서 막막하고 걱정되었던 시간이 어느새 지나가고 곡이 만들어졌을 때입니다. 평소에 본인을 많이 다그치는 편인데, 이때만큼은 칭찬해 줍니다.



♪ 쉬는 날 취미생활은 무엇인가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쉬는 날에도 보통 밀린 일을 하기 때문에 거의 못하는 편이고, 독서나 영화를 감상합니다만 이것 역시 창작활동의 연장선이라 쉬는 날 즐기는 취미생활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꼭 음악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취미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 음악감독이나 작곡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하시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어떤지 관심을 가지고 공감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창작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야깃거리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시간이란 한정돼 있고, 모든 경험을 해볼 순 없기 때문에 다양한 간접경험을 통해 이야기들을 내 안에 담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에 대한 감상을 통해 세련된 감성을 유지하고 많은 간접 경험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 2023년 새해에 목표가 있다면?

-건강과 뮤지컬 '루쓰'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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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사항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 학부 작곡과 학사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뉴미디어 음악학 석사

서서울 고등학교 실용음악과 교사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 작곡과 전공 교수


경력사항(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 음악감독, 세션)

싱어송라이터 듀오 'Moden' 활동

규현, 예성, 슈퍼주니어 KRY, 최백호, 주현미, 라포엠, 고영열, 라비던스, 

박재정, 혜령, 김효진, 김용진, 에일리, 왁스, 조현아

뮤지컬, 영화, 드라마, 방송

불후의 명곡, 슈퍼스타k, 듀엣가요제, 글로벌 뮤지컬 '섬머 스노우',

'루쓰', '번개맨', '또봇', '사랑하니까', '태양을삼켜라', '미스 함무라비', '돌맹이의 꿈'

중국 최대 테마파크 Romon upark


대표곡

슈퍼주니어 KRY - Traveler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

규현 - 너를 만나러 간다, 다시 만나는 날(아시아 차트 1위), 시절인연

최백호 - 풍경, 조용한 날들

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