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E부터 이청청옴므까지, K-패션의 중심 디자이너 이청청 인터뷰

2023-12-06



브랜드 LIE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 라이라는 브랜드를 크게 알린 기회는 2018 뉴욕 컬렉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뉴욕 패션위크에 진출했던 쇼이거든요. ‘컨셉 코리아’라는 프로젝트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뽑혀서 나가게 되었던 첫 번째 뉴욕 패션쇼였습니다. 이렇게 큰 국제적인 쇼에서 제 이름이 발표가 되고 당시에 한국에서도 이슈가 많이 되면서 라이를 알리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때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이신 메이 머스크가 오프닝 모델로 서주시면서 현지 언론에도 굉장히 많은 집중 조명을 받았고요. 제가 인터내셔널 브랜드로써 큰 첫걸음을 내디딘 패션쇼가 되었습니다.



브랜드 LIE의 첫 시작은 어떠했나요?

- 사실 라이는 2013년 S/S 부터 첫 런칭하고 해외 세일즈도 시작했습니다. 파리에 있는 ‘Who’s Next?’라는 전시회에서 오더를 받고 브랜드를 런칭 하고 해외 세일즈 위주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전역에서 세일즈를 진행해왔습니다.



남성 패션을 전공하셨는데 여성의류(LIE)로 시작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 처음에는 런던에 있는 복솔(자동차 회사)에서 스폰서를 해주는 복솔 패션 스카우트에서 제가 위너가 되면서 남성복으로 데뷔를 했거든요. 그때 런칭해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당시 남성복 디자인이 너무 좋았고 마케팅적으로도 전개가 잘 되었었는데 세일즈 면으로 보았을 때 당시 2010년에는 남성복 디자인 시장이 굉장히 작았었어요. 그 와중에 저는 여성복의 꿈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20살 무렵부터 이상봉이라는 브랜드에서 해외 전시가 있을 때 함께 가서 전시 설치, 통역 등 인턴십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었거든요. 그때부터 언젠가는 여성복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런던에서 남성복을 진행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여성복을 런칭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2013년 S/S에 여성복 LIE를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남성의 감성으로 여성의류를 만드실 때 장점이 있다면?

- 물론 여성의 감성에 대한 이해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여성 디자이너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으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한 것 같아요. 또한 여성의 시선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남성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하고요. 패션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원하거든요. (새로운 감성이나 아이디어 등) 이러한 점을 생각해 보면 남성 디자이너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인트 마틴 유학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 런던 유학시절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의 엉뚱하지만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대학교 커리큘럼 자체가 굉장히 열려있었거든요. 하나의 큰 틀만 주어지고 본인이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전개를 해나가는 프로젝트(과제)가 있었는데 평소에 엉뚱한 친구가 있었는데 텔레비전을 위한 옷을 디자인해서 온 거예요. TV에 옷을 입혀서 온 거죠.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법, 엉뚱한 상상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한국에서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주제를 가지고 친구들은 진지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요.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듣다 보면 계속 빠져드는 그런 주제들이 많았죠. 그렇게 엉뚱했던 친구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토대로 잘 자리 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너무 자랑스러워요.



한국인으로서 런던에서 유학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 살인적인 물가, 인종차별 등이 있었지만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곳이고 여러 종교, 다양한 문화, 다양한 음식 등을 접하는 것이 오히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좋은 경험으로 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것들을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기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창의적인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현대미술부터 클래식한 미술까지 다양한 장르들에 대한 접근들이 너무 좋았어요.




유학 생활이 지금의 이청청님께 많은 영향을 주신 것 같아요.

- 제가 학사를 두 개를 따면서 총 9년 정도 있었다 보니 영향을 많이 받았죠. 처음에는 Art & Design으로 졸업을 했고 이후에는 패션 디자인이 너무 하고 싶어서 남성복으로 다시 편입을 하게 되었죠. 중간에 군입대로 한국에도 있었고요.

특히 디자이너는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자기만의 색으로 믹스를 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구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런던 유학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는 많은 컨텐츠들을 온라인으로 모두 다 볼 수 있어서 굳이 꼭 유학을 가지 않고도 너무 쉽게 리서치로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어요. 저는 한국에서도 멋진 디자이너로 성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외국으로 유학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추구하는 방향성은?

- 비즈니스와 패션이라는 창의적인 필드 안에서 시스템적으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의 패션을 대표하는 좋은 브랜드를 만들자는 꿈을 계속 가지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범주의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브, 온라인, 오프라인 마케팅 등.. 그런 부분들에 세밀하게 신경 쓰고 힝상 고민하고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 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의견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기보다는 소통을 통해 좋은 점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니즈를 캐치해서 그 부분을 해소시켜주려고 하는 커뮤니케이션 적인 장점은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공동 프로젝트(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도 많이 진행했고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보통 디자이너들은 자기만의 브랜드와 자기만의 일들에 집중을 많이 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소통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슬럼프가 왔을 때 극복하는 방법은?

-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을 때는 운동으로 해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작에 대한 새로운 것에 대한 자극이 필요할 때에는 전시나 여러 가지 뉴스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전시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대중들이 어떤 트렌드를 원하는지 리서치를 계속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합니다.



어떤 운동을 하시나요?

- 복싱, 골프, 웨이트 등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LIE에서 에슬레저가 가미된 Everyday Wear 컨셉을 지향을 했었습니다.

에슬레져의 범주에는 요가, 필라테스, 골프, 테니스 등이 있는데요. 옷을 만들기 전에 제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고 골프웨어 쪽에 관심이 많아서 골프를 작년부터 시작했어요. 복싱은 4년 정도 했어요. 복싱은 체력과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청청 옴므를 런칭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 준비 기간은 1년이 걸렸고요, 대중적인 브랜드로 고객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홈쇼핑이라는 장르를 선택했고 남성들의 기본이 되는 아이템으로 어떤 것을 시작해야 가장 경쟁력이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수트가 생각이 났어요. 

제가 남성복을 전공했고 런던 세빌로(런던의 고급 수제 양복점들이 있는 거리)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두 아이템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수트와 자켓을 런칭을 했습니다. 남자도 멋을 낼 줄 알아야 하고 남자들이 필수적으로 소화할 만한 옷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청청 옴므는 30대~50대 남성들이 감성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청청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패션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제일 큰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감성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표현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창의성이 디자인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사용자 위주로 만들어졌고 패션디자인은 유행을 주도하는 일이다 보니 그런 감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들과 구별될 수 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것, 그런 것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그게 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사람마다 브랜드마다 방향성이 다르잖아요. 어떤 사람은 입기 편한 옷이 가장 중요한데, 어떤 사람은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죠.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구분되어야 하는 도구가 패션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패션디자이너이신 아버님 이상봉 선생님께서 어떠한 영향을 주셨나요?

- 정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디자이너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특히 창의적인 생각, 열정, 노력 이 세 가지를 많이 말씀해 주셨어요. 선생님은 세상의 그 어떤 디자이너보다 열심히 일을 하세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말까지도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장인 정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패션을 넘어서 아트까지도 접근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제가 가지고 가는 방향성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2023 S/S 파리 패션위크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 말씀해 주세요.

- 제가 뷰티산업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 기획하고 있는 제품 중 LIE.B(라이브)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준비 중이거든요.

저희가 직접 개발한 라이브 코스메틱으로 모델분들에게 메이크업을 하고 파리 패션위크 때 런웨이를 했거든요. LIE.B(라이브)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파리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처음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되어서 의미 깊었던 패션쇼입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협업이 있다면?

- 저는 아주 작은 프로젝트부터 장기적인 것까지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는데 계속 이슈화하고 마케팅으로써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2024 S/S 시즌에 기획 중인 것은 주얼리 콜라보를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경계의 모호함’이라는 큰 컨셉을 가지고 있어요.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작업들을 주얼리로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그리고 스페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모나미X이상봉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어요. 모나미 브랜드가 의류로 런칭하고 이상봉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맡고 있습니다. 이런 재밌는 프로젝트도 제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6/26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3가지 브랜드의 업무를 맡고 계신데 가끔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 힘든 경우가 있기도 하죠. 가끔은 너무 집중하다 보면 과부하가 걸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사실 패션을 좋아해서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제가 혼자 모든 것을 다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획이나, 경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화장품도 투자자와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고요. 제가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을 책임지고 좋은 파트너분들이 생산 등 여러 가지 업무를 함께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봉, LIE라는 좋은 팀들이 있고 그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파트너들이 제 곁에 있고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저에게 힘이 됩니다.


최근 나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가 있다면?

- 예전에는 뮤즈를 정하고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요즘엔 주위 사람들의 장점이나 캐릭터를 보고 많이 배우고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LIE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개별성에 대한 존중입니다. LIE는 Life is an expression의 준말인데 ‘삶은 표현이다.’라는 뜻입니다. 고객들이 라이를 입고 ‘나는 누군가인가’를 표현하기 위한 개성이나 감성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성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다름에 대해서 인정하고 존중했을 때 그 사람만의 본연의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주위 사람에 눈이 더 많이 가는 것 같아요.



2023 F/W 서울 패션위크 때 선보인 컬렉션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지난 시즌에는 PLUR(Peace Love Unity Respect) 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이미지적인 대상을 테디베어로 표현 한 거였어요.

사람들 간의 존중과 사랑(인종, 종교, 젠더 등)이 제가 생각하는 컬렉션의 메시지였습니다. 너무 구분을 지어서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렸다는 발상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거든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LIE에서는 ‘Perfectly imperfect’라는 슬로건을 브랜드의 기조로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방향성과 철학입니다. 그리고 테디베어에서 2023 S/S 서울패션위크 때 선보였던 컬렉션을 7월경 전시할 예정입니다.



과도한 스케줄로 휴식이 필요할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다음 달에 잠시 머리를 비우러 방콕에 다녀오려 합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곳에 돌아다니고 경험하는 것이 좋았는데 언젠가부터 여행의 목적이 휴양으로 바뀌었어요. 푹 쉬고 오려 합니다.

요즘 업무 중 힘들 때는 여행 가는 것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전까지 다 끝내야 하는 업무가 있다는 걱정도 있답니다.



올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저희 회사를 두 배로 키우고 싶습니다. 실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적인 부분, 생산적인 부분들이 많이 흔들렸었어요.

이러한 것들을 잡아나아가는 것이 중요했고 부담이 되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이청청이라는 디자이너의 가치를 더 많이 키우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패션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싶습니다.